Wednesday, December 15, 2010

슝산 이야기

소림사 뒤에 있는 산을 오르기로 했다. 머물고 있던 호스텔에 얼마나 걸리나 물어보자 올라가는데 4시간 내려오는데 4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면서 산에 중턱까지 가는 케이블카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아서 그냥 걸어서 올라가지로 결정. 뭐 시간에 쫓기는 것도 아니고...산으로 걸어 올라 가는 길목엔 많은 잡상인들이 모여 있었다. 케이블카를 타라고 꼬시는 사람들에 약간 지치기 시작....훗. 난 걸어 갈라우...근데 걸어서 올라가는 사람은 아무도 안보였다. 내가 실수 하는 건 아닌가란 생각이 약간 들긴 했지만...그래도 꿋꿋히 올라가기로 결정.
-슝산 중턱에서
산을 하나 넘자 또다른 산이 나온다...으...힘들긴 힘들구나. 첫번째 산은 거의 계단으로 이뤄져 있었다. 중간쯤 가자 내가 무슨 짓을 하는거지? 란 생각부터 아....그냥 케이블카 탈걸...왜 사서 고생하는거냐! 라는 생각까지 별의 별 생각이 났다. 그래도 경치는 최고.
-산을 하나 넘자 또 다른 산이 나온다
고지가 보인다....라고 생각하여 고지에 도착하자 다른산이 또 보인다....이런...몇개의 산봉오리가 연결되어 있는거야???
-슝산
지금 다시 내려가기엔 너무나 많이 올라 왔다. 올라온 김에 끝까지 가보자란 오기가 생긴다. 끝없어 보이는 계단 그리고 또 다른 산....
-슝산
이제 산 3개 정도만 지나면 성황봉(?) 인가 뭔가하는 절이 나온단다...오래 되서 정확히 이름이 기억이 안남.
-슝산
아...겨우 도착한 구름다리....숨이 가프다 못해 이제 죽는구나 싶기도 하다. 그래도 가슴이 벅차구나. 이 구름다리는 진짜 다리가 후달달 거린다. 두개의 산을 이어 놓은 다리. 아래를 쳐다보면 끝없이 떨어질 것 같다.
-다리
다리에 도착한 기념으로 기념 촬영 한방. 분명 출발할 때는 깨끗했었는데...ㅋ 지금은 어찌...
-슝산에서 한방
저기 멀리보이는 것이 무슨 절이란다. 그래도 왔으니 가봐야 겠다는 오기가 생긴다.
산을 내리고 또 다른 산을 올라간다. 몇개냐 도대체....아..이젠 진짜 한계다.
하지만 진짜로 돌아가는 게 더 오래 걸릴 듯하다..꾸역 꾸역 계속 오른다. 이제 아무런 생각도 안난다. 그냥 거친 숨소리와 한발 한발 걸음을 옮기고만 있다.
정작 절에 도착하자....젠장....!!!!! 공사중이다. 아니 공사중이면 공사중이라고 써놓던가...내가 여길올려고 몇개의 산을 올르락 내리락 했구만~! 진짜 가는 날이 장날이다.
그래도 멋진 경치를 보고왔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모 공사중인걸 내가 어캐 할 수 도 없는거고
소림사를 벗어나니 어둑 어둑해진다. 막차 시간이 다가와서 허겁지겁 내려와서 다리는 풀리고....괜히 삼겹살 생각이 간절하다..아 삼겹살에 소주한잔 걸치면 진짜로 좋겠다. 발마사지도 받고....
정말로 신기한건 이렇게 여행을 하다가 정말로 힘들면 한국음식이 생각이난다. 예전에 호스텔에 머물다가 어떤 외국인이랑 말을 한적이 있는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였다. 그 사람말이 갑자기 생각이났다 사람이 심적 몸적으로 정말로 힘들 때면 그때 엄청난 창의력이 나온다고. 힘들지 않음 좋은 아이디어가 안나온다는 말이 약간은 와닸었었다. 근데 내가 생각하는 것이라곤 삼겹살이라니....
어쩌구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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